3일차 아침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교토로 갑니다. 예정에는 없었던 일정이기 때문에 전날밤 갈곳을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
교토는 워낙 갈 곳, 볼 것이 많아서 료안지, 은각사 등 여러군데가 있지만, 저녁쯤에는 다시 우메다로 돌아와 우메다 일정을 소화 해야했기 때문에 짧고 굵게 볼만한 곳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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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미리 봐 두었던 숙소 근처의 밥집은 열지 않아서, 근처를 돌아다녀보니 어젯밤에는 열지 않던 우동, 소바집이 열려있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이서 운영하시는 조그만 우동집인데 가격도 매우 저렴합니다.
물론 우동도 저렴하게 생겼습니다. (...)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교토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기 위해서 우메다로 향합니다.
오늘은 일본에서도 평일이기 때문에 여성 전용칸이 운행됩니다. 그냥 탔다가는 큰일날뻔 했네요.
정신없는 일본의 열차 안내도, 급행, 완행만 있는 우리나라에 비교하면 정말 복잡합니다.
급행도 리밋 익스프레스, 레피드 익스프레스, 그냥 익스프레스, 세미 익스프레스 등 정말 다양합니다.
큰일입니다. 우메다로 들어온 급행열차에 빗물이 한가득 입니다.
우메다쪽에는 날씨만 흐리지만 교토쪽에는 비가 오는게 확실한가 봅니다.
비오는 교토,
시내는 건물 옆으로 차양이 설치되어 있어서 우산없이도 다닐 수 있지만, 버스를 타고 서는 걱정입니다.
첫번째 목적지인 료안지는 공교롭게도 어제 방문했던 금각사와 그리 멀지 않습니다.
버스 정거장으로 3,4정거장만 더 가면 있는 곳이지요
비가 생각보다 많이와서, 료안지 앞 조그만 가게에서 우산을 샀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우산을 살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네요.
생각해보면 비오는 날도 그리 나쁜것 같지 않습니다.
특히 료안지의경우 매우 조용한 분위기와 잘 맞아서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료안지는 일본의 선종 사찰입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절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부처의 석상이 있습니다. 모습과 표정이 우리나라에서 보는 석상과 매우 흡사해서 놀랐습니다.
료안지는 건물안에 있습니다.
들어오기전 구매한 입장권을 이 건물을 들어갈때 사용하면 됩니다. 신발과 우산은 밖에 두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료안지의 자랑거리인 석정, 즉 돌 정원입니다.
풀과 나무가 아닌 모래와 돌로 만들어진 일본식 정원이지요
물론 위의 사진은 실제가 아닌 그 배치를 보기 위해서 만들어진 미니어쳐입니다.
넓은 정원의 모래위에 15개의 돌이 배치되어 있는데, 어떤 곳에서 봐도 15개의 돌을 한번에 모두 볼 수는 없는 구조라고 합니다.
이는 욕심을 가지지 말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원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서 비내리는 정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내리는 빗소리가 들릴정도로 모두들 조용히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참 좋은 분위기내요
조용히 경내를 둘어봅니다.
료안지의 다른 곳은 좁은 일본식 복도로 이어져 있습니다.
커다란 방이 여러개 보이지만 딱히 특별한 것으로 채워져 있진 않네요
료안지를 둘러보고 천천히 걸어나오는 산책길도 운치있네요,
옆으로는 커다란 호수가 있어서 늦게 핀 연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점심은 료안지에 오기전에 있었던 대학 앞의 규동집입니다.
한동안 점심메뉴로 고생했기에,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미리 점찍어 두었었죠,
버스의 환승도 프리패스가 있기에 전혀 문제없습니다. -_-)b
규동과 우동 세트입니다.
맥주도 주문하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생맥주는 없고 캔만 있더군요, 아쉽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합니다.
점심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식당이 참 조용하네요, 바로 대학 앞이지만... 대부분 대학 식당에서 먹는 걸까요?
다시 버스를 타고 기온거리로 가서, 헤이안 신궁행 버스로 갈아탑니다.
일본의 버스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뒤로 타고 앞으로 내리게 되어있습니다.
계산 역시 먼저 탄 후 내릴때 하게 되어 있습니다.
헤이안신궁에 도착하자, 거대한 도리가 반겨줍니다.
어제 갔었던 후시미이나리신사가 갯수로 유명하다면, 가장 큰 도리를 가진 곳은 여기가 아닐까 하네요
헤이안 신궁의 바닥은 굉장히 굵은 모래로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조용히 밟아도 자박자박하는 소리가 크게 납니다. 보안을 위해서일까요?
신궁 자체는 생각보다 굉장히 작았습니다. 가운데에 서서 한바퀴 돌면 대부분의 건물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실제로는 신궁 자체보다 헤이안신궁을 둘러싸고 있는 이 정원이 정말 볼만한 곳...인것 같은데 아쉽게도 시간과 날씨 관계상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기로 합니다. 과연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요? 7년 쯤 후에...?
아쉬운 여운이 많이 남는 교토지만 이젠 더이상 지체할 수가 없어서 우메다로 넘어가기로 합니다.
우메다부터는 다음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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