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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용달아저씨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by 오늘도 2006. 11. 26.
친구네 이사짐을 전부 용달에 싣고 나는 용달차 아저씨와 함께, 친구는 자신의 차로 이사갈 곳으로 향했다.
약 한시간 정도의 거리였지만, 유쾌한 아저씨 덕택에 지루하지 않게 초행길을 갈 수 있었다.

아저씨는 용달일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이제 막 7-8개월을 넘어선다고 한다.
어쩐지 차도 새것이고 장비들도 깔끔하더라...

예전에는 일반 사무실에서 '펜대'나 굴리고 있었지만, 그 일을 그만두고 이 일을 하니,
비록 예전에 비해 몸은 조금 피곤해도,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고 부딪히는것이 그렇게 재미있더랜다.

처음에는 용달일을 하나도 몰라서 오히려 손님들에게 배운적도 많았지만,
이제는 주위의 개인용달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벤치마킹할정도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짐을 끌기위한 손수레 바퀴는 마루에 흠집과 자국을 남기지 않게 우레탄바퀴로 바꾸고,
고층건물에 짐을 사다리차 없이 올리기 위한 손수 개발한 도르레,
그리고 여러가지 짐을 옮기는 노하우,
(성인남자 4명이서 옮기는 대형냉장고를 혼자서 옮길 수 있다고 아주 흐뭇해 하셨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손님이 아닌 친구를 만드는 방법,
개인 홈페이지와 DB로 관리하는 손님들의 신상명세들,
짐을 옮긴뒤 나중에 전화로 만족도를 물어보는 사후관리...

모두 스스로 그 동안 쌓아올린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자신을 찾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혼자서 처리를 하지 못하니,
다른 개인용달에게 일거리를 나누어주면서도 소개비 한푼 받지 않고,
(소개비는 보통 일당의 5~10%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단지 '손님들과 절대로 얼굴 붉히는 일을 만들지 말라', 라는 조건하나만으로...

이런 여러가지 일들이 용달 아저씨를 지금은 '가장 잘 나가는 용달'로 만들어준 것들이었다.

지금도 아저씨는 손님들에게 자신을 어떻게 알고 연락을 했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끊임없이 물어보고, 개량하면서 계속해서 입지를 늘리고 계셨다.

이제 일을 한지 일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그저 한달에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에 만족해서 너무 안일해진 삶을 살고 있었던것 같다.

조금은...
나도 일년전 모습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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