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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적당히, 라는 말의 의미

by 오늘도 2006. 12. 28.
'적당히'라는 말은 참 다양하게 해석이 되는 단어라
그 의미가 확실하지 않을때는 난감할 경우가 많다.

군대에서야 '어이, 적당히 하고 들어가지?'하면 더 죽어라 -_-;; 해야 했었고,
학교에서 '이번 레포트는 적당한 양으로 작성해 오도록' 하면, 한장이라도 더 늘려볼려고-_-;;
갖은 수를 동원했지만... 아무래도 이건 원래의 말의 뜻과는 많이 벗어나 보이는 것이고...

하여간, 적당히... 라는 말에 얽힌 예전 생각에 적어본다.


중학교를 다닐때, 나와 앙숙(?)이었던 국어 선생님이 있었다.
워낙 어렸을적부터 남들과 다른 비범함(?)을 보였었던 나는...

국어책에 나오는 시에 선생님이 불러주는데로 덕지덕지 달게되는 주석문들이 싫어서


'과연 저런 해석이 맞는가?
시라는 것이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해석하기 나름 아니냐?
왜 천편일률적인 생각을 강요하느냐?'


라는 식으로 선생님한테 (감히)물어봤다가 한참 동안 갈굼을 당했고 ;;;;,
(아~ 놔~ 그럼 니가 여기서 선생하던가아~  -_-;;;;;)

문학작품을 읽고서 '인물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역활을 하는게 뭐냐고 친구한테 묻는 선생님의 질문에


'포카리스웨트'


라고 혼자서 중얼거린게 선생님 귀에까지 들어가버려서 -_-;;;;;
(당시 포카리스웨트의 CF카피가 '빠르게 갈증을 해소하는 음료' 였었다 ;;;)

급기야는 상태 안좋은 녀석이라고


상태 -_-;;;


라는 국어선생님 전용 별명까지 가지게 된... 조금은 악연을 가진 선생님이 있었다.

하여간, 그 선생님은 나이가 조금 있으신, 어머니뻘의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평생을 공직에만 있으신 관계(...도 있고 -_-;)로 가족들의 식단을 제대로 못챙겨 주기 일쑤 였다고 한다.
(뭣보다도 가사가 너무 서툴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선생님이 어느날 이야기를 하셨다.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좀 해보려고 요리책을 사서 김치를 담궈 봤다고 한다.

그런데... 그 요리책이 웃긴게... 전혀 도움이 안돼더란다... 이유인 즉슨...
요리책에 '적당히'라는 말이 너무 많더란다...


배추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적당한 소금물에,
적당히 담궈서 숨을 죽이고,
적당하게 버무린 양념을,
적당히 무쳐서,
적당한 크기의 용기에 담아,
적당히 익히면,
적당히 맛있는 김치가 된다. -_-;;;


뭐 이런식의 요리책이었던것 같다.

하여간, 망쳐버린 김치와 그 요리책의 저자에 대하여 입에서 브레스를 뿜을듯 열을 올리시는 국어 선생님을 보며...
참...
.
.
.
.
.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_-;;;;;;;
(그런데 혼자서 씨익 웃다고 또 걸렸었다 -_-;)


마무리가 안돼는 관계로 3줄 요약 -_-;

...적당히라는 말은
아는 사람들에겐 그것보다 편한것이 없고,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것보다 어려운 것이 없다.


심화학습
1. 자신이 생각하는 '적당히'란 주로 어떤 뜻입니까?
2. 자신이 생각하는 '적당히'와 남이 생각하는 '적당히'가 서로 달라 생긴 일을 적어봅시다.
3. 김치... 담글줄 알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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