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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안주를 만들어 봅시다, 카나페

by 오늘도 2008. 7. 5.
금요일 저녁,
주 5일 근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여유 있는 시간이지요
밤새도록 놀아도 다음날 쉴수 있으며, 그 다음날도 휴일이니 그래도 부담이 없습니다.

제가 주로 밤늦게까지 깨어있는 시간도 이 시간이지요,
주중에 모아 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등과 함께 혼자서 조용히 한잔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3천원짜리 육포한장과 2천원짜리 캔맥주가 전부 대부분 입니다만,
이번에는 좀 제대로 된걸 먹어보자... 라기보단 유통기한이 다 되어가는 몇몇 음식물들을 몰아서 처리하자는데 의의를 둔 안주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름 하여 카나페[(프랑스 어)canapé]
[명사]얇고 잘게 썬 빵이나 크래커 위에 야채, 고기, 생선, 달걀 따위를 얹어 만든 서양 요리.

오오오 우울한 솔로남의 안주로 카나페라니 초 호화 메뉴입니다.

...사진을 보기전 기대는 하지 마세요,
여기 주인장이 만드는게 뭐 다 그렇지요 -_-



일단 퇴근하고 돌아오면서 카나페의 바닥이 될만한 크래커를 사왔습니다.
역시 카나페 재료라면 X크래커가 최고지요, 편의점에 들려서 찾아왔는데...
접시에 깔아보니...

W-80

이게 전붑니다. -_-
너무하네요 이거... 하지만 불평할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은 벌써 새벽 2시고,
주방 바로 옆에는 더운 날씨로 안방문을 열고 주무시는 부모님이 계시니까요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기도비닉을 유지한채 방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많이 그렇지 않을 경우 며칠동안 부모님의 잔소리를 들어야 할지도 모르니까요 -_-

냉장고를 뒤저보니 슬라이스 치즈가 있습니다.
따로 먹을때도 없는데 언제나 치즈가 냉장고에 있는걸 보면 신기합니다. -_-

W-80

크래커의 크기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껍질채 4등분 합니다.
칼따위도 사용하지 않고 김칫국물이 아직 가시지 않은 가위로 대충 잘라냅니다.

지금은 벌써 새벽 2시고,
주방 바로 옆에는 더운 날씨로 안방문을 열고 주무시는 부모님이 계시니까요


W-80

뭐 올려보니 대충 크기가 들어 맞습니다.
화벨 같은건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김칫국물과 치즈의 끈적거림을 참으며,
어두운 주방불빛 아래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도 꽤 어려운 일이며

지금은 벌써 새벽 2시고,
주방 바로 옆에는 더워서 안방문을 열고 주무시는 부모님이 계시니까요


W-80

자, 이제 주인공의 등장입니다. 유통기한이 아슬아슬합니다.
실은 오늘의 카나페도 이녀석을 위해 생각한 것이었지요.
분명 일주일전에 볼때만 하더라도 세달은 더 남은것 같은데, 어느덧 한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분명 열어보지도 못하고 쓰레기통으로 직행 하겠지요.
그래선 안됩니다. 암 안되구 말구요.
지금도 지구상의 어딘가에서는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음식물 쓰레기는 절대로 줄여야 합니다.

자, 그럼 깡통을 따고 햄 주위을 둘러싼 기분나쁜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냄비에 끓는 물을 올려놓고 살짝 대처내는 번거로운 짓은 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벌써 새벽 2시고,
주방 바로 옆에는 더워서 안방문을 열고 주무시는 부모님이 계시니까요


W-80

대충 잘라서 올려놓습니다.
뭐 처음에는 길쭉하게 크기도 잘 맞지만 나중으로 갈수록 대충이라는게 보입니다.
나중에는 그냥 큰거 한장이 떡 하니 올라가 있습니다.

그래도 신경 쓰지 마세요

지금은 벌써 새벽 2시고,
주방 바로 옆에는 더워서 안방문을 열고 주무시는 부모님이 계시니까요


자, 이걸로 끝이냐,
네, 끝입니다. -_-;;;;;;;;;;;;;;;;;;;;;;;;;;;;;;;

.....더 이상 올릴만한게 없네요 -_-
뭐, 아무렴 어떻습니까, 일단 먹을만한 건 만들어 진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문명인, 저런 2% 모자른 것을 그냥 먹을 순 없지요

전자렌지에 넣고 30초~ 땡~!
...뭔가 생각한 대로 안됐습니다. 다시 넣고 1분~ 땡~!
...다시 3분~ 땡!

W-80

이제 대충 비슷하게 된것 같습니다.
사진에는 방으로 가지고 오느라 그 섬세함이 죽어있지만,
전자렌지에서 막 꺼냈을 때의 치즈와 기름의 지글거림은
정말 아침에 먹었던 미역국을 올라오게 할정도로 느끼하게 느껴집니다. -_-;;;;;;;;;;;

하지만 일단 후다닥 방으로 완성품을 옮깁니다.
물론 아침에 부모님이 일어나셔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모든 것들은 제자리로,
쓰레기는 베란다로 잘 치워 놓습니다. 일단은 꼼꼼함 보다는 스피드가 중요합니다.

지금은 벌써 새벽 2시고,
주방 바로 옆에는 더워서 안방문을 열고 주무시는 부모님이 계시니까요


방을 돌아와 어둑한 방에서 캔맥주 한모금과 함께 먹어보니...
아, 꽤 만족할만한 녀석입니다.
단지, 꽤나 짜서 ............... 단 3 조각으로 캔맥주 하나를 다 마셔버렸습니다. -_-

과연 이것을 카나페라고 부를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_-;;
하여간, 일단은 이번주 금요일 저녁 안주는 초 호화 카나페 였습니다.
자, 그럼 언제가 될지 모르는 금요일 저녁까지 안녕~

PS. ... 쓰고나니 너무 우울해... 방문한 여러분들은 좌측상단 사진아래 글을 다시한번 정독해 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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