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요리포스팅은 정말 힘듭니다.
식재료를 만지던 손으로 전자기기를 조작해야하고, 조명도 그다지 좋지 않고, 공간도 협소하고...
요리 사진은 맛없게 찍으면 또 그것만큼 안좋은 것이 없던 터라...
그럴때마다 정말 손이 하나만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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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식당들 초복 특수를 노리기 위해 다들 삼계탕 개시를 써붙이고 한그릇에 만원이 넘는 삼계탕들을 팔고 있습니다.
가난한 직장인 월급으로는 한끼에 만원이 넘는 것을 먹으려면 정말 심사 숙고해야합니다.
만들어 본적은 없지만, 여러번 먹어봤으니 대충 맛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으로 가는 중에 마트에 들려서 삼계탕 재료를 사갑니다.
2천원짜리 냉동닭을 사려다가, 초복 특별 할인으로 7천원이 넘는 냉장 무항생제 닭을 반값에 팝니다.
삼계탕에 넣을 부재료도 함께 구입했습니다.
마트에 가니 예쁘게 포장된 각종 약재들도 많습니다. 간단하게 만들 것이니 여러가지가 섞여있는 것으로 하나 골랐습니다.
제일 궁금했던 삼계탕 재료부터 열어봤습니다.
향긋한 냄새와 함께 각종 나무토막(...)들이 들어있네요, 몸에 좋을 것 같습니다.
생닭손질, 처음해봅니다.
냉동닭은 몇번 만져봤는데, 느낌이 그것과는 완전 다르네요,
사람 피부랑 별 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닭살 돋는 사람 피부 ㅠㅠ
기름기가 많다는 꽁지부위를 잘라냈습니다.
더불어 엉덩이 부위의 기름기도 잘라냈습니다. 닭껍질을 별로좋아하지 않아서 몽땅 벗겨낼까 생각했다가, 귀찮음에 그냥 넣기로 합니다.
마트에서 빼먹은 것이 마늘이네요, 돌아올때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그나마 집에 있는 마늘은 사놓은지 오래되서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이것이라도 좀 손질해서 넣으면 괜찮겠지요
마늘을 많이 넣어야 맛있는데 말이죠, 생강도 있으면 살짝 넣으면 생강향도 좋을 것 같고...
하지만 귀찮으니 그냥 있는것만 넣기로 합니다.
미리 끓고 있던 물에 손질한 닭을 살짝 넣어서 익혀줍니다.
...이런걸 해야하는군요, 몰랐습니다. 삼계탕 한약재 뒤에 그렇게 해주면 불순물도 제거가 되고 좋답니다.
...귀찮아서 안하려다가, 신기해서 해봤습니다 -_-;;
한번 살짝 데친(?) 후 국물입니다. 살짝 기름기와 뭔가 안좋은 것이 빠져나간것 같습니다(?)
...물은 버리고 새로 받아서 불에 올려놨습니다.
새로운 물에 각종 약재투입!
...정말 나무토막이 들어가 있네요, 먹을 수 있는 거겠죠?
중간에 저 못먹는건 빠르게 건져냅시다.
실은 저 한약부자재 패키지 안에 부자재를 넣어서 끓일 수 있는 면보자기도 있었는데, 뭔가 이렇게 해야 더 맛있어 보여서-_-;;
그것은 사용하지 않고 그냥 들이 부었습니다.
...그래서 먹을때 후회했습니다 ㅠㅠ
이제 곧 물로 입수하실 닭님의 배가 허전해 보입니다.
손질한 말라빠진 마늘을 넣긴 했는데, 여전히 넓어보이네요,
냉동실에 얼려놓았던 잡곡찰밥을 꺼냈습니다.
먹기좋기 한끼씩 나누어 놓았는데, 저 크기가 닭의 배에 들어가긴 무리일 것 같습니다.
잘못하다가 X꼬가 찢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했는데 들어갔습니다?!
살짝 배쪽에 무리가-_- 간 것이 보이지만 꾸역꾸역 들어갔습니다.
넣고 보니 빵빵한 것이 보기는 좋네요
도마위에 놓고 보니 어딘가 SF영화에 나오는 우주선 같습니다. USS 엔터.......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입수! 침몰하는 엔터프라이즈호
집에서 가장 큰 냄비임에도 불구하고 뚜껑이 닫히질 않습니다.
엔터프라이즈 닭을 뒤집어서 잘 구겨 넣으니 뚜껑이 닫힙니다.
푹 끓이기 시작한지 2시간...
냄새가 아주 끝내줍니다. 국물도 걸쭉하게 뽀얀것이 좋습니다.
압력솥에 하면 더 좋겠지만 그냥 냄비 뿐이라, 중간중간에 물을 보충해 가면서 계속 끓였습니다.
실은 이렇게 까지 오래 끓이지 않아도 됩니다. 한시간만 해도 충분하지만, 그 끝-_-을 보고자 신나게 끓여봤습니다.
드디어 하나 꺼내봤습니다.
오래 끓여서 닭이 거의 해체가 됐네요, 다리를 하나 건저보니 손을 대기가 무섭게 부스러 집니다.
맛을 보니 아주 끝내주네요, 단 여러가지 한약재 부재료가 먹을때 좀 걸리네요, 삼류는 괜찮았지만 정말 나무토막-_-;;; 같은 녀석들은 맛이 정말 없습니다 ㅠㅠ 다음에는 들어가 있는 면보자기를 써야겠습니다.
신나게 닭을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이번에는 해물 믹스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해물 닭죽으로.... 3끼를 닭한마리로 처리했네요, 만들기도 편하고 맛도 있는(먹기는 불편한) 삼계탕.
앞으로 종종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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