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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PISAF, 그렌라간 극장판 감상기

by 오늘도 2008. 11. 27.


시간은 한참 지난 지난 8일 토요일,
부천의 PISAF행사중 그렌라간 극장판을 일요일에 상영한다는 정보를 듣고 극장표는 오프라인에서 전날부터 예매가 가능하다길래, 벼르고 벼르고 있었지만 그놈의 와우가 뭔지 -_- 오후가 되서야 부랴부랴 집을 나서서 부천으로 향했습니다.

부천 PISAF 행사 예매장으로 가면서는 기대반 포기반 이었습니다. 대학생들의 아마추어 애니메이션 행사이긴 하지만 그중 그렌라간의 상영은 1순위로 꼽히는 기대작임을 확신하기에 과연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도 표가 남아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해가 지고서 깜깜할때야 겨우 찾아간 예매 부스에는 다행이도 표가 남아있었습니다.
저희가 거의 마지막쯤에 찾아간것 처럼 표도 거의 다 동이 나 있다고 하더군요

<그림 삽입 예정>

시간은 내일인 일요일 오후 3시 50분.
표에는 상영시간과 이름만 적혀있을뿐 좌석은 적혀있지 않습니다.
선착순이란 이야기지요, 늦게가면 저 뒷구석 자리에서 봐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 될지도 모릅니다. 최대한 서둘러야겠지요, 앞서 이야기 했지만 그렌라간 극장판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극장에서 상영될 기회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정식으로 극장의 화면에서 보는 것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기회거든요



<그림 삽입 예정>

일요일,
오전중에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일단 부천에 도착하여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출발 했습니다만 상영시간 약 2시간을 남겨놓고 도착했습니다. 예상보다 많이 늦었습니다.
상영관 까지 가는 길에 점심을 해결하고자 했는데, 부천역을 벗어나니 전부 아파트 단지뿐, 식당은 만만찮은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상영장소까지 도착했지만 아직도 남은 시간은 널널하게 보였습니다. 그냥 다시 부천역쪽으로 돌아가 점심을 해결할까 하는 생각에 발길을 돌렸지만, 왠지 뒤통수가 캥겨 상영장소로 가니 길게 늘어져 있는 줄.

줄의 앞으로 가서 스텝에게 물어보니 그렌라간의 줄이 맞습니다. 빠르신 분들은 상영시간 3-4시간 전에 오셔서 줄을 서신것 같더군요. 안봤으면 정말 큰일 날뻔 했네요, 점심도 거르고 바로 줄을 섰습니다. -_- 점심은 날아갔지만 그래도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로 배고픈 줄도 몰랐습니다.

상영은 예상보다 꽤나 늦은 시간에 이루어졌습니다. 얼핏 생각하기에도 30분 이상은 지연되는것으로 보이더군요. 간간히 뛰어다니는 스텝들도 보였지만 진행에는 미숙한 모습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상영시작.

시작할때 화면 우측으로 반투명한 하얀박스가 보이던데, 예상했던대로 자막박스였습니다. 직접 영상에 자막을 입힌것이 아닌 따로 자막을 투사하는 것 같더군요. 게다가 세로자막. 오래간만에 세로자막을 보니 참 어색했습니다. -_- 그래도 자막 수준은 괜찮았습니다. 번역도 어색하지 않았고 나름대로 선호하고 있는 '직역'을 하고 있어 좋았습니다. 단 '캡짱'만 빼구요 -_-

시작하자마자 그 유명한 BGM인 "Libera me" from Hell과 함께 나선의 전사가 나선족을 이끌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직접적인 이야기는 나오지는 않지만 그렌라간을 봤던 사람이라면 '아 로제놈의 예전모습이구나'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로제놈은 안티스파이럴에게 패하고, 나선족의 미래를 위해서 나선족인 인간들을 지하에서만 살도록 무력을 펼칩니다. (라고 생각되어지는 스토리를 그렌라간 특유의 날림 그림체-_-로 보여줍니다.) 나름대로 음악과 내용이 정말 절묘하게 매치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옥에서 날 구원하소서'라는 노래와 함께 한때는 앞장서서 싸우던 인물이 나선족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의 모습이 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애니메이션은 오리지널 스토리가 아닌 TV판의 다이제스트입니다. 1화부터 시작해서 기존컷과 신컷이 교체되며 스피디하게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약간은 루즈한 지상편에 만나는 동료들도 BGM하나 깔며 3분안에 처리해 버립니다. -_-; (우리가 바로 검은남매단이다!, 안녕하세요 로시우입니다. 인사말 한번씩으로 정리가 되는 동료획득씬 -_-) 아쉽게도 TV판의 컷들이 대부분이라서 엄청난 혹평을 받았던 4화의 작풍(검은남매단 등장편)도 역시 그대로... 키탄도 그 망가진 얼굴 그대로 등장합니다. -_-

다들 예상하셨겠지만 이번 극장판 '홍련편'의 주요 내용은 카미나의 죽음 및 시몬의 각성 & 사천왕과의 싸움입니다. 여기서는 새로운 스토리가 대폭 추가되어, 사천왕이 한꺼번에 모두 출동하며, 기존에 그렌라간에게 대박깨진 비랄도 다이간잔2를 몰고 나와 차기 총사령관 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전부 각성한 시몬에게 원샷으로 줄줄이 엮여 퇴장 -_-
보기전에 농담삼아서 '소드마스터 야마토'분위기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_-
그리고 카미나의 죽음을 뒤로 텟페린으로 향하는 그렌단, 그 뒤로 잔해속에서 일어나는 비랄의 대사에는 전부 뒤로 넘어갔습니다.

'왜 나만 살아남은 거지'

그렇죠, 우리들은 전부 뒷 내용을 알고 있거든요 ^^

결정적으로 뭣보다도 즐거웠던 점은 함께 관람한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그렌라간을 전부 한번 이상은 봤다는 것, 그리고 누구보다도 그렌라간을 좋아한다는 점이었겠지요. 덕분에 다른 상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상영중의 박수와 함성은 새로우면서도 신선한 재미었습니다.
(예상 하셨다 싶이 시몬의 각성부분에 함성과 함께 박수가 나왔습니다 ^^)

하지만 이렇게 좋은 자리에도 안좋은 점이 있었지요, 일단 처음에 이야기 했었던 상영지연. 극장판임에도 불구하고 TV판의 소스 짜집기도 좀 문제가 있어보였습니다. 어떤부분은 신작화와 어울려 매끄럽게 진행된 반면, 어떤 부분은 어? 이건? 이라고 할 정도로 너무 노골적으로 짜집기를 하셨더군요. 에반게리온 극장판 '서'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짜집기가 나옵니다. 얼핏 보니 이번에는 신 작화가 약 20분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상영시간은 115분인데 말이죠 -_-;;

그리고 화질과 음향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지적하셨지만 극장판용 소스가 아닌 DVD를 노트북으로 돌려 프로젝터로 쏴준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 정도로 화질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별 불만없이 재밌게 봤습니다. -_-) 다행스럽게도 전날 심야상영때에 있었던 화면이 밀리는 (마치 성능이 떨어지는 컴퓨터에서 영화를 볼때처럼) 현상은 없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PS. 처음에 들어왔을때 좌석의 일부를 '관계자'석으로 만들어 놨던데 어쩌면 그들중 하나가 가이넥스의 대표이자 그렌라간 PD인 '다케다 야스히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일 맞다면 상영중에 나오는 박수소리와 함성소리를 들었겠네요, 뭔가 뿌듯한 기분일것 같네요 ^^

PS. 다음 극장판은 '나암편'입니다. 앞으로 남은 스토리는 텟페린에서의 로제놈과의 전투 및 우주편인데... 이것을 과연 1편으로 나올지 2편으로 나올지는 잘 모르겠네요, 1편으로 넣기엔 내용이 너무 많고, 2편으로 나누기에는 내용이 너무 적은 애매한 길이라서... 어찌되었던 에반게리온 '파'와 함께 기대하고 있는 극장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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