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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스트릭트 9 시사회, 추악한 인간의 모습에 실망하다.

by 오늘도 2009. 10. 1.
ist DS, DA 18-55mm F3.5-5.6

올해 꼭 봐야겠다고 생각한 영화중 하나인 디스트릭트 9.
흥미로운 포스터와 극장에서는 잘 내걸리지 않는 SF라는 장르로 인해서 많이 기대하고 있던중에 시사회라도 당첨되서 우연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장소는 종로에 있는 서울극장, 그러고보니 예전에도 베니싱포인트를 이곳에서 시사회로 보았었는데 이제 멀티플렉스가 아닌 조그만 단위의 극장은 이렇게 밖에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봅니다.

상영시간에 거의 임박하게 도착하여 좌석표를 조금 늦게 받아 좋지 않는 좌석이 배정되었지만, 생각보다 자리도 많이 남고,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지 영화가 시작하자 앞의 빈 자리로 옮겨가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바로 시작, 본편 시작전에 마구 쏟아져 나오는 광고들을 보지 않고 바로 시작한다는 것은 정말 좋네요.

초반에는 관련 인물들의 인터뷰로 시작하는 다큐 형식으로 시작되는데 이것때문에 초반을 살짝 지루해 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부분은 영화를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꼭 필요한 사전지식들을 전할하기 때문에 자막하나 놓치지 않고잘 봐둬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 영화가 뭐 이래?'라는 반문하기 좋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참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의 장르는 SF이고, 외계인들이 나오고 있지만, 등장하고 있는 외계인들을 제 3국의 빈민이나 극빈국의 난민으로 대입하고 본다고 해도 어색할 것 없는 내용이더군요, 그저 자신의 이익과 명예에만 급급하여 타인의 모든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빼앗고, 자신의 결점을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은 지금의 기득권들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좀 더 현대적으로 끌어내자면 우리 사회에서 하층민들과 극상의 재력과 힘을 가진 층을 끼워넣어도 될것 같네요.

그렇네요,
'추악한 인간의 모습', 이제 3년쯤 후에 인류는 멸망해도 아쉬울게 없을것 같습니다.

'3년 뒤'가 여러가지 다른 의미로 무척이나 기대되는 영화였습니다.

- 이 부분 아래로는 내용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ist DS, DA 15-18mm, f3.5-5.6


영화의 주인공은 매우 현실적인 인물입니다. 어쩌면 좀 바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잘생기지도 않고, 힘도 약하고, 정신력도 약하며, 아무런 능력도 없는 주인공인 관계로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서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동을 보여주는군요, 까닭에 다른 영화라면 나올 수 없는 모습들이 등장하곤 합니다.

예를 들면, 3년뒤에 군대를 이끌고 돌아온다는 외계인의 말에 '군대'라던가 '인류의 존망'따위는 관심없이, 자신을 치료하는데 시간이 그만큼 걸린다는 이야기에 발끈하여 주먹을 날리는 주인공의 모습 등에서 말이죠. 아마 여기서 주인공이 자신의 몸따위는 잊어버리고 인류의 파멸을 막기 위해 외계인과 함께 그들의 모성으로 가게된다면 영화는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이 되어버렸겠지만요 ^^;;;

하여간 주인공은 제가 봤을때에는 그리 호감가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마지막에 인간다운 모습을 '약간'보여주긴 하지만, 그전의 악행들이 너무 많아 그걸 덮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였습니다. 물론 위에서 이야기 했 듯, 언제나 자신을 최 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너무 영화에서 의협심과 정의에 넘치는 주인공만 봤기 때문일까요?

주인공과 함께 하는 외계인 '크리스토퍼'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이친구가 무척이나 인간다운 이름답게, 주인공 보다 더 인간답긴 하네요, 최소한 은혜에 대하여 보답할 줄 알고, 자신의 종족을 지키려는 모습으로는 말이죠.

마지막으로,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했겠지만 이 영화는 분명 후편이 나올 겁니다. (발표는 있었나요?) 그것도 3년뒤의 모습으로 말이지요, 다시 한번 주인공과 크리스토퍼가 만날지 모르겠지만, 그때 만나게되면 크리스토퍼가 주인공 면상을 한번 갈겨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지막 헤어질때 그러지 못하였으니 말이지요. -_-


-보너스(?)

영화는 초반의 다큐멘터리 식의 모습으로 현재의 상황과 설정 설명을 대신하고 있지만, 그것가지고는 부족한 점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물론 영화라는 것이 '따지고 들면' 한도 끝도 없거니와, 더더욱이 SF영화라는 장르를 감안할때 이것은 더더욱 하면 안될일이긴 하지만 약간 부족한 내용에 첨부하는 식으로, 이리저리 생각하면서 나온 결론이 아래쪽입니다.

일단 영화를 보신 분들이 궁금해할 사항부터 짚고 넘어가자면...
(실은 저도 가장 궁금해 했던 사항들 중 하나입니다.)

1. 거대 우주선으로 여행할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외계인이 왜 지구에서는 판자집생활을 하는가?
- 초반 인터뷰에 잠깐 언급이 되긴합니다. 그들을 통솔할 '지배층'이 전염병으로 몰살 했다고... 이로서 생각해 볼 수 있는건 외계인은 여러 계층으로 이루어진 사회이며, 현재 지구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계인들은 대부분 '피 지배층'으로서 지능이 낮고, 특별한 기술을 가지지 않는 집단으로 생각됩니다. 이것은 영화 중간에서 주인공과 외계인 '크리스토퍼'가 만날때도 잠깐 볼 수 있는데, 주인공이 크리스토퍼와 대화를 해보고 난 뒤 하는 말이 '이 녀석은 다른놈들과 다르게 똑똑하다'라는 것이지요
크리스토퍼가 지배층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배층이라기 보단 그 아래의 엔지니어 정도의 기술자 집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다른 외계인들과 다르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2. 왜 모선은 움직이지 못했나.
- 역시 초반 인터뷰에 나오긴 합니다. 모선을 컨트롤 하는 '사령선'이 사라져서 움직이지 못했다고 단 한줄 나옵니다. 찾기 위해 수색했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는 내용도 함께 나오지요. (하지만 공중에 떠있긴 하네요, 무슨 동력으로 그렇게 떠 있는 걸까요?)

3. 왜 인류는 모선으로 들어가 외계인의 기술을 연구하지 않는가?
- 어쩌면 대부분 연구가 끝나고 모선은 그냥 거대한 쇳덩어리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상에서도 각종 무기나 차량등 몇몇 장비들이 현대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긴하지만... 기타 나머지 부분의 핵심적인 기술은 사령선에 있었다고 믿도록 하지요 -_-

4. 왜 사령선에는 '실드'가 없나?
- 여...연료부족? 배터리 방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_- 감독에게 물어봐야겠네요 -_-


PS.
끔 코믹한 요소들이 있긴 하지만 왜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그렇게 웃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시사회 라는 가벼운(혹은 저렴함) 모습때문이었을까? 손톱이 빠지고 피부가 변해가면서 '인간'의 모습이 사라진는 모습지 절망하는 주인공 혹은 희망을 걸었던 단 하나가 자신의 생각과 너무나 동떨어져 더이상 전진도, 후진도 할 수 없는 절망스러운 모습에 웃는 사람들은 참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시사회 시작하면서 환호하며 박수치는 사람들이 있는 모습도 처음이었습니다 -_-, 피터잭슨의 광적인 팬이었나? 아니면 디스트릭트9이 내가 모르는 컬트영화 장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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