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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레노보의 새로운 넷북, 아이디어패드 S10-2 간담회

by 오늘도 2009. 8. 27.
sony W80


우연한 기회에 레노보의 새로운 넷북인 아이디어패드 S10-2의 출시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종로의 중심가에 위치했지만, 약간 후비진 곳이었고 행사장도 일반적인 강당 같은 곳이 아닌 소규모의 카페를 빌려서 진행함으로서, 크게 꾸미지 않아도 카페만의 따뜻한 분위기가 도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실제적인 취지는 잘 모르고-_- 참석하게 되었지만, 국내의 블로거들을 초청하여 진행하는 간담회더군요, 도착하자 미리 신청했던 이름을 확인하고 블로그명과 이름이 적힌 명찰을 주는데... 역시 블로그 이름은 멋지게 짓는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봤습니다. -_-

간담회는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시간도 길게 끌지 않고, 중요한 것만 짧게짧게 진행해서 지루하지 않게 금방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일정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보다 일찍끝내주시는 아주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다만 여전히 어딜가도 보이는 모델들의 워킹타임은 왜 있었는지 여전히 의문입니다. 그래도 카메라를 소지하시고, 촬영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열심히 나가서 찍더군요, 저는 소심해서 그렇게 나가서 찍으라면 잘 못찍습니다. -_-;;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시간은 역시 질문과 답변 시간이었겠네요, 다들 IT쪽에 관심이 많은 블로거 들이어서 인지, 인원이 적은 소규모 간담회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질문과 답변시간이 활기찼습니다. 보통 이런 질문과 답변시간에는 질문있습니까? 하다가 아무도 질문하지 않는 그런 뻘줌한 상황을 한동안 유지하다가 '그럼 없는 것으로 알고 마치겠습니다' 하는것이 거의 정해진 수순이었는데, 이번 간담회에서는 질문과 답변시간이 끝나고도 손을 들어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규모, 좋은 분위기의 카페에 진행되었다는 것도 좋았지만, 한국 레노보의 사장이 직접 자리에 참석하여 오프닝을 비롯해 질문에 대해 답을 한다던가 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권위적인 모습보다 와이셔츠 차림으로 블로거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서 대화를 하는 모습은 매우 좋았던 모습 중 하나였습니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레노보의 아이디어패드 S10-2의 이야기를 하자면...

'아쉽게도 시장에서 크게 히트하거나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작부터 절망적이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정말 그렇습니다. 직접 보고 만지고 레노보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나온 결론입니다.

아래로 주저리주저리 이야기가 많을테지만 스크롤과 글자의 압박으로 읽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서 요약을 해본다면

- 늦은 넷북 시장진입
- 성능과 가격, 디자인 등 앞설 것 없는 넷북
- 현재의 떨어지는 브랜드 인지도
- 레노보의 악화된 AS와 소비자의 불만

정도가 있겠네요.



- 뒤늦은 넷북 시장 진입
이름인 S10-2에서 눈치채셨겠지만 레노보는 기존에 S10이라는 넷북을 발매하였습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는 공식적으로 들어오지 않았지요, 이번에 후속모델이 들어오면서 국내에는 레노보의 첫 넷북이라는 모습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넷북 사용자들의 폭발적인 증가와 더불어 이미 넷북시장은 먼저 발을 들이민 쪽이 대부분 점령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노트북계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아수스와 MSI가 가장 대표적이겠네요, 둘은 eeePC와 WIND라는 넷북으로 세계시장에서도 서로 박터지게 싸우고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적으로 행사와 제품을 내 놓으며 많은 넷북 유저들을 포섭했습니다. 현재는 거기에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과 LG도 끼어들어 꽤 괜찮은 성능과 가격을 가진 넷북을 내 놓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레노보의 넷북시장 진입은 많이 늦은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평범한 성능과 디자인, 그리고 고가의 가격
레노버는 넷북의 가격을 너무 높이 잡았습니다. 아이디어패드 S10-2의 가격은 약 70만원 정도라고 이야기 하고, 레노버의 관계자들도 스스로 '고가 정책으로 가겠다' 라고 말한 만큼 최소한 다른 넷북들 보다는 높은 가격일 것입니다. 아쉽게도 이런 상황속에서도 레노버의 넷북은 다른 넷북들에 비해서 크게 다른 점이 없습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 수많은 넷북 사용자들과 구입 예정자들이 원하는 고해상도(1280*768)와 휴대성의 강점을 더욱 높여주는 SSD모델은 들여올 예정이 없다고 하니, 이제 레노버의 넷북에 남은것은 거의 없습니다. 단지 CPU클럭이 약간 올라간것 말고는 1세대 라고 불리는 넷북의 스펙과 거의 동일합니다. 해상도도, 무게도, 디자인도 자랑할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나마 CPU의 클럭이 약간 높아지긴 했지만, 이미 다른 업체의 후속 넷북들도 N280을 이미 채용하고 있는 이상 더이상 레노버의 메리트는 없어지고 맙니다.

- 떨어지는 브랜드 인지도
더군다나 국내에서 레노버의 지명도는 현재 다른 넷북을 출시 하고 있는 타 업체에 비해서 한참 아래입니다.
주변을 봐도 넷북을 구매 한다면 삼성, LG 같은 국내 기업이 먼저 거론되고 그 다음으로 나오는 것들이 넷북으로 유명한 MSI의 wind 시리즈 라던가, eeePC등 이야기가 나오며 그 다음으로는 HP와 Dell의 미니 시리즈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무리 좋게 봐도 다섯손가락 안에 겨우 들어가는 정도에다가, 레노보? 라고 물어봐도 많은 사람들이 '중국'기업임을 상기시키며 고개를 젓습니다. 중국 자체의 국가적 이미지 때문에 레노보의 이미지도 확실히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지요

- 악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평
어찌보면 앞의 내용들 보다 이것이 가장 크리티컬한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제품 출시 간담회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것이 아닌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한것으로도 알 수 있는것 처럼, 최근의 마케팅은 회사대 회사의 마케팅 보다는 개개인들의 입소문으로 인한 마케팅이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광고하나 없이 입소문만으로 엄청난 인원을 동원했던 '워낭소리'같은 것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되겠지요,

출시 간담회를 소수의 블로거를 초청하여 진행한 레노보의 이런 시도는 꽤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아쉽게도 현재 레노보에 대한 소비자의 평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것은 레노보의 AS 행태 입니다.  
넷북의 구매자들은 기존 컴퓨터 사용자들도 포함되긴 하지만 무엇보다 그 범위를 한층 넒혀 가격때문에 구매를 꺼려했던 여성이나 학생들도 그 범위에 들어갑니다. 그런 사람들은 주로 비싼 노트북을 구매할때라면 자신의 의지보다는 주변의 컴퓨터를 다루어 봤던 사람들의 조언을 많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검색도 많이 사용하지요. 검색창에 '레노보 AS'라고 검색을 하면 수많은 사용자들의 AS센터 방문기가 나옵니다. 아쉽게도 좋은 이야기는 별로 찾아보기기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소비자들이 레노보의 제품을 선택할지가 의문입니다.

IBM의 노트북이었던 싱크패드는 노트북의 명기중 하나였습니다. 아무런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무광 검정색의 단일 색상부터, 디자인이라고는 네모 반듯한 모습의 변하지 않는 박스의 모습, 마치 모 의류광고처럼 10년 써도 1년 쓴 것 같은, 1년써도 10년 쓴 것 같은 모습의 노트북이었죠. 또한, 꽤나 고가의 가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이제는 트레이드 마크로 가지게된 싱크패드는 성공한 노트북 시리즈중에 하나이며 한때는 명기의 반열에 올랐었습니다.
튼튼한 내구성과 잘 만들어진 만듦새는 신뢰감을 주었고, 그것은 소문처럼 번져나가 지금 IBM의 싱크패드가 아닌, 레노보의 싱크패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싱크패드를 찾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레노보의 이름을 보고 싱크패드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국내에는 아직 없을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제는 '레노보'의 '아이디어 패드'입니다. 분명 이름부터 싱크패드를 염두하고 만들었다는 것이 팍팍 느껴지는 군요. 간담회 관계자의 설명으로는 그동안의 싱크패드에서의 축적된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다고 합니다. 넷북에 말이죠. 이제는 더이상 'IBM'의 '싱크패드'의 후광을 등에 업고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흘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레노보의 저사양, 고가정책은 정말 아쉽기만 합니다. 튼튼한 지지층이었던 싱크패드의 유저층도 이제는 새로운 싱크패드를 구입하거나 추천해주는 것을 꺼려하는 지금, 과연 어떤 유저가 레노버의 평범한 디자인과 평범한 성능의, 하지만 고가의 넷북을 구입할까요?

PS. 굉장히 유명하신 블로거 분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실은 엄청 깜짝 놀랐습니다. 옆집 아저씨 처럼 생기신분이엄청나게 유명하신 블로거라던가, 하는 정말 의외의 모습에 놀랐습니다.

PS. 레노보 마케팅을 담당하시는 분은 참 착실하신 것 같습니다. 말도 잘 걸어주시고, 홍보자료도 꼬박꼬박 챙겨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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